소설 남한산성

책책책 2007/10/16 01:18
남한산성의 첫 장을 읽고는 푹 빠져들어 단숨에 끝까지 읽어버렸습니다.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이 번쩍 뜨일 전쟁 이야기는 아닙니다. 미스터리한 사건이 나오는 것도 아니구요. 그렇지만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나서,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깊은 한숨만 나옵니다. 며칠동안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책, 소설 남한산성 강력추천입니다.

남한산성 - 10점
김훈 지음/학고재

한동안 김훈 작가의 인터뷰, 신간에 대한 기사를 많이 접했습니다. 모두가 감탄을 하더군요. 저는 청개구리 스타일이라서 베스트셀러는 일부러 피해 다닙니다. 남들이 다 읽은 책은 왜 그런지 읽기가 싫어서요. 그러다가 은퇴를 준비하시는 친정 아버지께 선물해 드리려고 구입을 했지요.

아버지께서는 제가 선물해 드린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그 책, 참... 재미있더구나' 하시며 저에게 권해주셨습니다. 그 날 저녁 읽기 시작했습니다.

참 답답한 줄거리에, 답답한 사람들이 주고받는 꽉 막힌 말의 잔치들이 계속됩니다. 아무리 읽어도 끝이 보이질 않는 답답함이 이어지지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답답함 속에서 소설은 계속되고 책장은 술술 넘어갑니다. 김훈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이런 스타일인지 궁금해지더군요.

작가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사면초가를 만들어두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의 고뇌를 그려냅니다. 명분과 실리, 찬성과 반대, 전쟁과 평화로 갈라져 싸우는 사람들의 대화들을 보고 있자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늘 반복되는 일들이지요. 정작 중요한 건 잊은채 말싸움을 계속하며 시간만 낭비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건 없나봅니다.


남한산성의 매력

  1. 역사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대화가 생생하게 살아있어 현실감있게 다가옵니다.
  2. 문체가 날카롭습니다. 마치 돌에 칼로 새긴 듯 하다고 할까요? 짧은 문장이 긴 여운을 줍니다.
  3. 김훈 스타일의 블랙 코미디, 쓴웃음을 짓게 하는 상황이 군데군데 나옵니다.
  4. 실제의 지명 - 남한산성, 삼전동, 와부, 양수리, 천안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지역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어 당시의 상황을 쉽게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배경은 조선시대입니다. 청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왔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그려낸 소설입니다. 그리고 실존했던 인물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역사적인 배경을 모르더라도 책을 읽는데 지장은 없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한문 단어들이 많이 나옵니다. 사전을 찾아가며 읽으면 맥이 끊기기 때문에 대강 짐작하고 넘어갔는데, 맨 마지막 장에 남한산성의 옛 지도와 낱말풀이가 나와 있더군요. 이 부분을 참고하면서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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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김훈, 남한산성을 읽고 (건조한 문장 속의 처절함)

    Tracked from 글로 그림 그리는 산골소년 2007/10/16 09:13  삭제

    고개가 갸우뚱 거렸다. ‘칼의노래’와 ‘개(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록)’ 처럼 글이 쉽게 읽히지 않았다. 김훈 작가의 글이라면 그 시대 그 상황에 그림같이 빠져들게 하는 경험을 해주는데 이 글은 일반 소설책처럼 건조하게 읽혔다. 그러나 책을 덮은 지금 이 책의 슬픈 여운이 ‘처절하게’ 와 닿았다. 나의 몸속 깊은 곳에서 열등감과 게으름과 들키고 싶지 않은 치부들을 바늘로 사정없이 찌른다. 나는 감추고자 했던 어둠을 들춰주는 이 책이 창피하면서도 고마웠..

  2. Subject: 남한산성 - 고통과 치욕 속에서 찾는 삶의 무게

    Tracked from 이상한 생각 노트 2007/10/16 12:22  삭제

    남한산성 작가 김훈의 문장은 쉽게 읽히지 않습니다. 호흡이 긴 문장이 많고 요즘엔 낯선 옛 낱말들을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지 않으면 읽고도 뜻을 알 수 없기 십상입니다. 그렇지만 이야기와 상관없이 무심하게 펼쳐지는 풍경 묘사는 한 단어 한 단어 곱씹을수록 소설읽기의 또 다른 즐거움을 일깨웁니다. 김훈 소설의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아주 간결한 문체 또한 작가의 장기 중 하나입니다. 힘이 넘치고 묵직한 단문은 헤밍웨이를 연상케..

  3. Subject: 김훈이 "남한산성"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Tracked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11/05 02:43  삭제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2007년 10월 31일 읽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을 책목록으로 11월에 읽으려고 했던 책이었다. 재미가 있어서 빨리 읽게 되어 11월이 아닌 10월에 다 보게 되었다. 총평 김훈이라는 작가의 기존 저서에서 흐르는 공통적인 면을 생각한다면 다분히 민족의식을 고취하기 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매우 냉정한 어조로 상황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설이기에 작가의 상상력이 개입이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읽었음에도 주전파..

  4. Subject: 글이 아니옵고 길이 옵니다.

    Tracked from 꼭 하겠다. 2007/11/05 19:52  삭제

    남한산성 - 김훈 지음/학고재 동양의 고어 중에는 '남아 일어 중천금'이라는 말이 있다.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대장부는 한마디 한마디를 천금과 같이 무겁게 여긴다.' 이다.남녀의 유별이 모호해 지고 있는 현대의 상황에서 어디 이 말이 남자에 국한 된 것 이겠는가?또 일회적이고 순간적인 말이 그리 중하다면 그 것을 기록하여 대대손손 이어지는 글은 얼마나 중하겠는가?남한산성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냉철한 시선을 통해 극적으로 승화한 것이다.그리고 작가는..

  5. Subject: 김훈의 남한산성

    Tracked from Sleepy Tiger 2009/01/28 15:47  삭제

    옥토씨는 영화볼때는 좀 덜한데 유독 책을 읽을때는 스포일링을 조심한다.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아무런 리뷰를 접하지 않은 채 호기심을 가득 안고 시작했다. 책장을 넘겨가며 가장 먼저 한문장 한문장이 아주 정성들여 쓰여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작가는 남한산성의 소설적 배경을 독자의 눈앞에 펼쳐보이려는 듯 깊이 있고 어렵지 않은, 옛스러운 표현이 가득하면서도 곧은 문장으로 시종일관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느낌은 마치 잘 만들어진 한 접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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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영 2007/10/16 0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두보구싶네 ^^

  2. BlogIcon 학주니 2007/10/16 07:2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언젠가 시간내서 봐야겠네요.
    요즘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리. -.-;
    그것보다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해서 책 보는 것이 많이 어색해진게 원인일지도.. -.-;

    • BlogIcon 열심히 2007/10/16 11: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책 읽는 시간이 많이 줄었어요.
      그래도 하루에 30분이라도 꼭 책을 읽으려고 노력을 한답니다. 30분씩 읽다보면 어느새 책 한 권씩 읽게 되거든요 ^^

  3. BlogIcon rince 2007/10/16 10: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도 이 책을 단숨에 읽어버렸지요. 다 보고 나서 와이프님께도 읽어보라고 추천해줬더니 역시나 금새 읽어버리더군요. 처음 읽으면서 평소 접하지 못한 단어들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다 읽고나니 마지막에 설명들이 있어서 다소 당황했다는 ^^;

    • BlogIcon 열심히 2007/10/16 11:2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쵸~ 저도예요. 맨 마지막 장을 넘기는 순간!
      윽.. 당황했어요. ㅎㅎㅎ
      어떤 분들은 어려운 말이 많아서 책장이 잘 안 넘어갔다는 분도 계시던데요.
      낱말을 꼼꼼히 새겨서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

  4. BlogIcon 항방블르스 2007/10/17 00: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직 못읽어 보았는데 근 시일내에 읽고 싶습니다.
    소설이나 시에 대하여 미안한 맘이 너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 BlogIcon 열심히 2007/10/17 01: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아마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느꼈거든요 ^^

  5. BlogIcon 산골소년 2007/10/17 05:5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열심히님 직접 방문해주시고 고맙습니다~
    남한산성 재밌게 읽으셨으면
    자전거여행, 칼의노래, 개 등의 다른 김훈작품들도
    강추입니다~ (이미 읽어보셨을수도 있겠네요 ^^;)
    즐거운 가을 독서 하시길 바랍니다~ :)

    • BlogIcon 열심히 2007/10/17 13:36  댓글주소  수정/삭제

      산골소년님 글 잘 읽었습니다. ^^
      제 부족한 리뷰가 부끄러웠어요 ㅎㅎㅎ

      자전거 여행, 칼의 노래 등 다른 작품들을 하나도 못 읽어봤답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지금부터 하나씩 읽어볼 참입니다. ^^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

  6. BlogIcon 도아 2007/10/17 15: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훈의 신작 소설인가 보군요. 칼의 노래는 재미있게 봤는데 이 소설도 읽어봐야 겠군요.

    • BlogIcon 열심히 2007/10/17 16:33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올해 초 출간되었는데요. 베스트셀러에, 힛트 상품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한 번 읽어보시면 후회 안 하실 거예요 ^^

  7. BlogIcon 필그레이 2007/10/18 02: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훈씨 작품들 좋아하는데 아직 못읽어봤네요.ㅡㅜ 읽어봐야겠어요.^^ 다시금 김훈씨의 글빨속으로...ㅎㅎㅎ

    • BlogIcon 열심히 2007/10/18 03:32  댓글주소  수정/삭제

      글빨이라는 말이 너무도 잘 어울려요.
      저는 다른 작품은 안 읽어봤는데,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알아차렸지요.
      김훈 작가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

  8. BlogIcon 따우리~* 2007/11/05 1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
    저도 이책에서 느꼈습니다.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BlogIcon 열심히 2007/11/06 22:33  댓글주소  수정/삭제

      저도 비슷한 느낌입니다.
      분명 역사 속 이야기인데도 현재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 없다는 것이 안타깝더군요.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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